생활력 만렙 탐정과, 원칙주의 형사의 수상한 공조극
※ 이 글은 광고 승인용 테스트 포맷입니다.
포맷은 심사용, 스타일은 내 방식 그대로.
사건은 진지한데, 수사는 왠지 얼렁뚱땅하다.
‘추리의 여왕’은 생활력 만렙 주부와 원칙주의 형사가 엮이면서 시작되는 수상한 공조극이다.
잔혹하거나 무거운 분위기 대신, 동네 골목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생활 밀착형 수사가 신선했다.
장보다가도 수사, 김치 담그다 단서 발견.
시어머니 시선 피해가며 형사보다 먼저 사건의 맥을 짚어내는 주부 탐정의 이중생활.
유설옥(최강희)은 사건보다 주변 사람이 더 궁금한 스타일이다.
잔소리처럼 들려도, 얼렁뚱땅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내는 주부 탐정.
하완승(권상우)은 규정엔 엄격하지만, 부당한 지시엔 맞서는 스타일이다.
이 둘이 만나면 매번 부딪치는데, 이상하게 사건은 자꾸 유설옥이 풀어낸다.
거창한 수사보단 눈치와 촉, 그리고 생활 경험으로 밀어붙이는 그 러블리한 모습에 자꾸 웃음이 난다.
이 드라마의 사건들은 늘 일상 한복판에서 시작된다.
그냥 지나칠 법한 일도, 뜯어보면 수상하다.
유설옥은 남들이 놓치는 순간을 캐치하고,
하완승은 마지못해 따라가다가 어느새 휘말린다.
진지함과 엉뚱함 사이에서 묘하게 중심을 잡는 이 수사극은
크게 웃지 않아도 자꾸 미소가 난다.
가볍지만 엉성하지 않고, 귀엽지만 허술하지 않다.
드라마는 조연들 연기 맛으로 굴러간다. 이 동네는 그렇다.
까칠한 시어머니는 무심한 눈치와 엉뚱발랄한 유설옥에게 매번 밀리고,
화투 모임 할머니들은 남의 며느리 의심 추적에 은근 진심이다.
시누이 전수진은 늘 뾰족한데, 그 끝에 묘한 웃음이 남는다.
형사팀은 삐걱댈 법한 조합인데, 그들의 어정쩡함이 또 케미다.
이원근은 주부 탐정의 능력을 진심으로 믿고 따르며,
때로는 하완승보다 더 열심히 뛰어다닌다.
박병은 검사는 이기적이고 자기방어적인 태도를 시크하게 밀어붙였고,
안길강 팀장은 베테랑 현실 형사의 표본이자, 말 없어도 웃기다.
그리고 김현숙. 이혼 후에도 생활력 짱짱하고,
은근슬쩍 안길강 옆에 붙어 러브라인 기웃거리면서도,
유설옥의 모지란 요리실력쯤은 대수롭지 않게 넘기며
카페에 고용하는 척, 수사를 계속할 수 있게 알리바이 제공해 주는 언니 같은 찐친이다.
수사는 흘러가고, 사람들은 시끌벅적한 가운데,
드라마는 여전히 탐정놀이 중이다. 이름하여, ‘추리의 여왕’.
그리고 하나 더.
말 많고 까칠한데 2프로 부족한 형사, 그 허술함 덕에 웃음 타이밍, 지대루다.
투닥이는 사이, 수사는 완성을 향한다.
이런 수사극, 끝내기엔 너무 아쉽다.
시즌 2가 나왔지만, 시즌 1 같은 다음 시즌을 다시 기다려본다.